야구/기타

한만두의 주인공 페르난도 타티스

i_random 2011. 4. 22. 18:10

(사진=한국일보)

1999년 4월 2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경기.
3회초, 만루 찬스에서 타석엔 이 타자가 들어선다.

종전 시즌까지 2년간 겨우 19개의 홈런, 81개의 타점,
통산 타율 2할6푼대지만 유망주로 꼽히던 24세의 청년.
페르난도 타티스.

상대 투수는 당시 승승장구하던 한 동양인 투수였다.
만루 찬스의 부담감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이겨낸
이 타자는 결국 만루 홈런을 만들어낸다.

상대 팀의 동양인 투수는 이 만루 홈런 이후 압박감을
못 이기고 또 다시 연거푸 안타를 맞으며 다시 만루를
채우고 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타석엔 또 다시 페르난도가 들어서고,
더욱 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고 만다.
바로 또 한번의 만루 홈런을 만들어 낸 것.
한 이닝에 한 타자가 한 투수로부터 두 개의 만루홈런을
때려낸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였다.

페르난도는 그 해 여세를 몰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298 - .404 - .553 34홈런 107타점 21도루.
빠른 발로 30개가 넘는 2루타를 만들어 내기도 했고,
명실공히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3루수로 자리 잡는가 했으나..

아쉽게도 그는 99년 이후 그저 그런 성적을 내며
저니맨과 다름 없는 신세로 몬트리올, 볼티모어 등을 전전하다
지난해 쓸쓸히 은퇴했다.
물론 당시 상대였던 동양인 투수도 이후 한 두해 좋은 성적을
내지만, 페르난도와 마찬가지로 저니맨 신세를 면치 못하다
현재는 일본 무대에서 쓸쓸히 여생을 보내고 있다.

99년의 만화같은 야구인생을 산 페르난도 타티스는
선수 생활 내내 최고의 활약을 보이진 못했지만,
가히 한 시대를 풍미한 메이저리그 특급 3루수였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